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193

[일상일기] 아찔했던 아침 — 0.5초의 찰나와 고통이 가르쳐 준 것 아침부터 서둘러 외출 준비를 했다.가방을 들고 현관을 나서는데 아이가 먼저 엘리베이터 쪽으로 뛰어갔다. 평소에 혼자 잘 걷는 아이라서 뒤따라갔다. 문이 열렸다. 아이가 발을 내딛는 순간, 중심을 잃고 앞으로 넘어지면서 손가락이 엘리베이터 도어 안쪽으로 빨려 들어갈 뻔했다.0.5초도 안 되는 찰나였다. 반사적으로 손을 잡아당겼다. 심장이 내려앉았다.아이는 충격으로 엄청 울었다.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미안한 마음에 계속 다독여줬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이를 안고 서있는 동안, 손이 아직도 조금 떨렸다.아이가 걷기 시작하니 언제 어디서든 돌발 상황이 온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통이 있다는 건 꿈이 있다는 것이다아이를 진정시키고 나서 문득 이런 말이 떠올랐다.인생은 고통이다.꿈이 있는 사람, 목표가 있는 사람은.. 2024. 12. 26.
[일상일기] 어디서나 송년회가 시작된다 — 올해의 반성이 내년의 첫 도미노가 되길 한 해가 다 가기 전, 어디서나 송년회가 시작된다.회식 날짜가 잡히면 단체 채팅방에 메시지가 뜬다. 장소, 시간, 복장.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게 하나 있다.건배사.연배 있는 팀장, 술 좋아하는 팀장. 제각각이지만 어김없이 등장한다. 분위기를 살리고 결속력을 다진다는 이유다.입사 때는 이 건배사 때문에 공부까지 했다. 말이 되는 소리냐 하겠지만, 그만큼 스트레스였다. 못하면 또 술을 권하는 직장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건배사 3행시를 해본 날어느 날 팀장이 한번 해보라고 했다.잠깐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건: 건배사 하려고 온 거 아닙니다. 배: 배 터지게 해준다고 해서 왔습니다. 사: 사적인 얘기는 그만하겠습니다. 여기 오신 팀을 위해 달려가겠습니다. 우리 팀을 위하여.웃음이 터졌다.말을 마치고 마음.. 2024. 12. 25.
[일일기] 부산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 30년 × 7회 = 겨우 210번 2024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족과 부산으로 향했다.아이 짐을 챙기고, 카시트를 고정하고, 고속도로 진입 램프를 오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인생을 100년으로 가정하면 부모님은 30년, 나는 60년, 딸아이는 100년이 남았다. 1년에 부모님 집을 방문하는 횟수는 평균 6~7회. 30년 곱하기 7회, 겨우 210번이다.숫자가 작게 느껴졌다. 아이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간이 고작 1년도 되지 않는다는 게.광주에서 부산까지 왕복 7시간. 하루에 충분히 가능한 거리인데도 생각처럼 자주 가지 못한다. 핑계는 많다. 일이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 아이가 어려서. 전부 내 핑계다. 부모님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실 텐데.백미러에 비친 고속도로가 뒤로 멀어졌다. 부모님 머리카락이 갈수록 하얗게 변해.. 2024. 12. 24.
[일상일기] 가장 좋아하는 영화, 인타임 — 시간 = 화폐라면 나는 얼마짜리인가 영화관을 잘 가지 않는 편인데, 유독 한 번씩 다시 찾아보게 되는 영화가 있다.IN TIME. 2011년에 개봉한 SF 액션 영화다.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25세가 되면 생물학적으로 나이를 먹지 않는다. 대신 남은 생명 시간을 벌거나 빼앗긴다. 손목에 초록빛 숫자가 새겨져 있고, 그 숫자가 곧 그 사람의 생명이자 돈이다.시간 = 화폐.부유한 사람은 수백 년을 손목에 달고 여유롭게 살고, 가난한 사람은 오늘 하루치 시간을 벌기 위해 달린다.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그 개념이 머릿속에서 오래 머물렀다.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시간의 세 가지 특징시간은 항상 흘러간다. 특히 주말이나 휴가 마지막 날이 유독 빠르다. 토요일 오전이 분명 방금 전인데 어느새 일요일 저녁이다.. 2024. 12. 23.
[투자일기] 토이럭스 장난감 경매 — 원가 84,000원을 56,000원에 낙찰받은 날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롯데 아울렛을 방문했다.토이럭스 장난감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문구가 있었다."오후 3시부터 장난감 경매, 누구나 참여 가능."시계를 봤다. 2시 40분이었다. 아내에게 아이를 잠깐 맡기고 경매존으로 들어갔다. 사고 싶은 장난감이 있었기 때문이다.경매를 지켜보며 배운 것상품이 10가지 정도였다. 첫 경매 상품은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 팔짱을 끼고 지켜봤다.첫 경매가 가장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아직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서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으로 그분이 가장 저렴하게 구매했다. 맞는 판단이었다.건담이 나왔다. 원가 99,000원짜리였다. 두 사람이 경쟁을 시작했다. 천 원, 천 원씩 오르다가 어느 순간부터 눈이 빨개지기 시작했다. 93.. 2024. 12. 23.
[일상일기] 핸드폰에 저장된 메모장 — 결혼 면접을 준비한 남자 핸드폰 메모장에 아직도 남아있는 것이 있다.제목은 결혼 면접 메모장.아내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그래서 초반에 부모님 허락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 장인어른께서 계획을 중요시한다는 말을 들어서, 사전에 인생계획을 정리해뒀다.예상 질문과 답변Q. 올해 계획은? 부모님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올해 결혼하는 것이 목표입니다.Q. 회사를 그만두면 무엇을 할 건가? 가능하면 오래 다닐 예정이다. 30살에 입사해서 저축하고 저축해 첫 목표는 이루었다. 정년은 약 55세지만 장담은 못한다. 그래서 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앞으로 길어야 10년이면 어느 정도 자산을 모을 수 있다. 나머지 5년은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 10년이 지난 시점에는 목숨 걸지 않을 예정이다. 지금 준비하는 플랜이 그때쯤 완성될 것이기 때.. 2024.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