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기] 처음엔 선만 긋는다 — 데생이 투자에게 가르쳐 준 것
미술학원 첫날, 선생님은 연필을 쥐어주고 하얀 종이 앞에 앉혔다.그리고 말했다. 선을 그어라.직선, 사선, 동그라미. 힘을 빼고, 힘을 주고, 가늘게, 굵게. 종이 위에 연필이 스치는 소리가 교실을 가득 채웠다. 한 시간이 지나도, 두 시간이 지나도 선이었다. 지겨울 정도로 반복했다.마음속으로 투덜댔다. 시간도 없는데 왜 선만 긋는 거지.그런데 그 선의 정확도와 강약 조절이 어느 수준에 올라야 비로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구, 원기둥, 입방체. 다양한 각도에서 형태를 그리고, 광원의 위치에 따라 명암을 달리 표현하는 훈련이 이어졌다.기초 없이 바로 데생을 그리면 어떻게 되는지 나는 안다. 겉모습은 있지만 설득력이 없는 그림이 된다.데생의 평가 요소 4가지미대 실기시험의 주요 평가 기준은 네 가..
2024. 12. 14.
[일상일기] 우리 가족의 뿌리가 닿아있는 도시들 — 광양 부산 순천 광주 대전
부모님은 전라도 광양에서 태어나셨다.두 분 다 줄곧 광양에서 지내시다가 일자리를 찾아 부산으로 이사하셨다. 그래서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아내는 순천 사람이다. 나는 직업 특성상 서울, 부산, 광주를 옮겨다녔고, 광주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2023년 3월 26일, 오후 4시 52분. 우리 보물 1호는 광주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대전에서 근무 중이다.광양, 부산, 순천, 광주, 대전.우리 가족의 뿌리가 닿아있는 도시들이다.사전연명의료의향서이번에 부산에 내려갔을 때, 아버지께서 조용히 말씀하셨다."보물 1호 이렇게 보는 건 너무 좋은데, 한편으론 씁쓸하다."그리고 이어서 하신 말씀."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신청했다."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스스로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를 대비해..
2024.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