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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기] 학사경고에서 과대표 연임까지 — 그 과정이 나를 만들었다 그토록 원하던 대학교에서 받은 첫 경고드디어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했다.합격 통보를 받던 날, 전화기를 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을 때 어머니가 그 자리에서 우셨다. 그동안 고생한 장면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면서 나도 잠을 못 잤다. 설레서, 기뻐서, 뭔가 해냈다는 감각이 온몸에 가득했다.하지만 막상 대학 생활은 내가 상상하던 모습이 아니었다.OT, MT, 술자리. 예체능계라서 그런지 친구들은 너무 개방적이었다. 조용한 성격인 나는 그 분위기 속에서 점점 구석으로 밀려났다. 수업보다 아르바이트가 더 편했다. 커피숍, 롯데리아. 새벽까지 일하고 낮에 학교에 나갔지만 강의실 의자에 앉으면 눈이 감겼다.그렇게 1년이 흘렀다.학교에서 종이 한 장이 왔다.학사경고.손이 떨렸다. 아, 이건 아니다 싶었다. 종이를 바로 찢었.. 2024. 12. 17.
[투자일기] 낚싯배는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 절실함과 집착의 차이 선장은 포인트를 찾아도 떠난다낚시를 하러 가면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곳을 포인트라고 한다.지형, 수심, 수온, 먹잇감의 유무. 다양한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그 지점을 찾으려면 물고기의 습성과 환경을 이해하고 현지 정보를 활용해야 한다.그런데 낚싯배를 모는 선장은 포인트를 찾아도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최고의 어획량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엔진을 다시 켜고 또 다른 장소로 배를 민다. 파도 소리를 가르며 배가 움직이는 그 순간에도 선장의 눈은 이미 다음 포인트를 향하고 있다."여기서 물고기가 잡히지 않으니, 난 끝까지 여기서 잡아 보겠다!"이런 마인드는 선장에게 없다. 절실함은 집착이 아니기 때문이다.문어가 그물에서 나오지 못하는 이유문어는 바다의 아인슈타인이라 불린다. 지능이 높고, .. 2024. 12. 15.
[투자일기] 데생처럼 투자하라 —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보는 법 처음엔 선만 긋는다미술학원 첫날, 선생님은 연필을 쥐어주고 하얀 종이 앞에 앉혔다.그리고 말했다. 선을 그어라.직선, 사선, 동그라미. 힘을 빼고, 힘을 주고, 가늘게, 굵게. 종이 위에 연필이 스치는 소리가 교실을 가득 채웠다. 한 시간이 지나도, 두 시간이 지나도 선이었다. 지겨울 정도로 반복했다.마음속으로 투덜댔다. 시간도 없는데 왜 선만 긋는 거지.그런데 그 선의 정확도와 강약 조절이 어느 수준에 올라야 비로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구, 원기둥, 입방체. 다양한 각도에서 형태를 그리고, 광원의 위치에 따라 명암을 달리 표현하는 훈련이 이어졌다.기초 없이 바로 데생을 그리면 어떻게 되는지 나는 안다. 결과물이 뻔해진다. 겉모습은 있지만 설득력이 없는 그림이 된다.데생의 평가 요소 4가지미.. 2024. 12. 14.
[육아일기] 명절에만 보는 부모님 나이,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이유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이야기 우리 가족의 뿌리가 닿아있는 도시들부모님은 전라도 광양에서 태어나셨다.두 분 다 줄곧 광양에서 지내시다가 일자리를 찾아 부산으로 이사하셨다. 그래서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와이프는 전라도 순천 사람이다. 직업 특성상 나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다시 부산에서 광주로 발령을 받으며 이사를 반복했다. 광주에서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 결혼까지 했다.2023년 3월 26일, 오후 4시 52분. 우리 보물 1호는 광주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또 대전으로 발령을 받아 근무 중이다.광양, 부산, 순천, 광주, 대전.우리 가족의 뿌리가 닿아있는 도시들이다. 한 번씩 집에 가려면 큰 결심이 필요한 거리들이지만, 그 거리만큼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일 년에 두 번, 고향 가는 길설날과 추석. 일 년에 딱 두 번.. 2024. 12. 14.
[투자일기] 거실에 TV가 없는 집 — 누나와 매형에게 배운 참 교육 조카의 합격 소식며칠 전 둘째 조카가 수능을 마치고 수시 면접을 봤다.어제 전화가 왔다. 합격이라고.온통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들려온 반가운 소식에 집안이 축제 분위기라고 했다. 전화 너머로 누나 목소리가 울먹이고 있었다. 하루빨리 부산에 가서 직접 축하해줘야겠다.TV 없는 거실, 책장으로 둘러싸인 집누나 집에 갈 때마다 들어서는 순간 느낌이 다르다.거실에 TV가 없다. 벽면을 따라 책장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책장 안에 책상이 있고, 보드판이 있다. 거실 한쪽에 의자를 두고 앉으면 마치 작은 도서관 같다. 처음 갔을 때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텅 비어있어야 할 자리에 책이 있었기 때문이다.매형도 퇴근하면 공부를 하고, 아이들도 하교하면 바로 씻고 공부를 한다. 그렇게 루틴이 만들어져 있다.. 2024. 12. 13.
[투자일기] 인간관계, 많으면 좋은 걸까? 직장인 아빠가 내린 결론 인간관계, 많으면 좋은 걸까? 직장인 아빠가 내린 결론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이가 달려온다. 온종일 회사에서 치이고, 사람들 사이에서 소비된 에너지가 그 한 장면에 리셋된다. 그러고 나서 가끔 드는 생각이 있다. 나, 인간관계 잘하고 있는 걸까?"형, 둘 중 누가 인간관계 좋은 건가요?"얼마 전 아는 동생이 물었다."A는 주변에 사람이 엄청 많아요. B는 별로 없어요. 둘 중 누가 인간관계가 좋은 거예요?"순간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잠깐 멈췄다. 나는 전자일까, 후자일까.솔직히 말하면 — 나는 후자다.인간관계가 넓지 않다.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오히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집중을 못 한다. 포용력이 특출나게 뛰어난 것도 아니고, 이름도 다 기억 못 하고, 기본적으로 무뚝뚝하다. (와이프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2024.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