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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우리 가족의 뿌리가 닿아있는 도시들 — 광양 부산 순천 광주 대전 부모님은 전라도 광양에서 태어나셨다.두 분 다 줄곧 광양에서 지내시다가 일자리를 찾아 부산으로 이사하셨다. 그래서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아내는 순천 사람이다. 나는 직업 특성상 서울, 부산, 광주를 옮겨다녔고, 광주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2023년 3월 26일, 오후 4시 52분. 우리 보물 1호는 광주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대전에서 근무 중이다.광양, 부산, 순천, 광주, 대전.우리 가족의 뿌리가 닿아있는 도시들이다.사전연명의료의향서이번에 부산에 내려갔을 때, 아버지께서 조용히 말씀하셨다."보물 1호 이렇게 보는 건 너무 좋은데, 한편으론 씁쓸하다."그리고 이어서 하신 말씀."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신청했다."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스스로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를 대비해.. 2024. 12. 14.
[일상일기] 조카의 합격 소식 — TV 없는 거실과 1,000권의 책이 만든 결과 며칠 전 둘째 조카가 수시 면접을 봤다.어제 전화가 왔다. 합격이라고.전화 너머로 누나 목소리가 울먹이고 있었다. 온통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들려온 반가운 소식에 집안이 축제 분위기라고 했다. 하루빨리 부산에 가서 직접 축하해줘야겠다.TV 없는 거실, 책장으로 둘러싸인 집누나 집에 갈 때마다 들어서는 순간 느낌이 다르다.거실에 TV가 없다. 벽면을 따라 책장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책장 안에 책상이 있고, 보드판이 있다. 거실 한쪽에 의자를 두고 앉으면 마치 작은 도서관 같다.처음 갔을 때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텅 비어있어야 할 자리에 책이 있었기 때문이다.매형도 퇴근하면 공부를 하고, 아이들도 하교하면 바로 씻고 공부를 한다. 그렇게 루틴이 만들어져 있다.한 번은 물었다. "너무 답답하.. 2024. 12. 13.
[일상일기] 인간관계, 많으면 좋은 걸까? 직장인 아빠가 내린 결론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이가 달려온다.온종일 회사에서 치이고, 사람들 사이에서 소비된 에너지가 그 한 장면에 리셋된다. 그러고 나서 가끔 드는 생각이 있다. 나, 인간관계 잘하고 있는 걸까?"둘 중 누가 인간관계 좋은 건가요?"얼마 전 아는 동생이 물었다."A는 주변에 사람이 엄청 많아요. B는 별로 없어요. 둘 중 누가 인간관계가 좋은 거예요?"순간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잠깐 멈췄다. 나는 전자일까, 후자일까.솔직히 말하면 — 나는 후자다.인간관계가 넓지 않다.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오히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집중을 못 한다. 포용력이 특출나게 뛰어난 것도 아니고, 이름도 다 기억 못 하고, 기본적으로 무뚝뚝하다. 아내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억울하지만 사실이다.근데 딱 하나,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 2024. 12. 13.
[투자일기] 10원 동전 하나의 이야기 — 출근길에 줍는 이유 10원 동전은 구리와 아연의 합금으로 만들어진다. 지름 18mm, 무게 1.22g. 앞면에는 경주 불국사의 다보탑이 새겨져 있다. 1966년 처음 발행됐고, 지금은 유통량이 아주 적다.희귀 동전 중에는 1966년산이 30만 원, 1970년산이 15만 원에 거래된 사례도 있다. 물론 이 이야기의 핵심은 경매가 아니다.출근길에 떨어진 10원 동전어느 날 출근길, 길바닥에 10원 동전이 떨어져 있었다.순간 고민했다. 주인이 있을까. 왜 아무도 가져가지 않을까. 5초 동안 생각하고 주머니에 넣었다.나는 길바닥에 있는 동전이라면 무조건 줍는다.돈을 좋아한다. 아내에게도 말한다. 책상에 아무렇지 않게 놓인 돈이 있으면 지갑에 넣어서 고이 모시라고. 그만큼 존중한다.어머니께서 늘 하시는 말씀이 있다."돈은 쫓아가면 .. 2024. 12. 12.
[일상일기] 12월이 되면 새 다이어리를 산다 — 매년 같은 계획을 반복한 이유 매년 12월 중순쯤 되면 어김없이 서점에 간다.새해 다이어리 코너에는 형형색색의 다이어리들이 가득하다. 표지를 고르고, 두께를 확인하고, 속지 구성을 들여다보면서 이미 기분이 좋아진다.집에 돌아와 첫 페이지를 펼친다. 그리고 적기 시작한다.다이어트, 헬스, 수영, 영어단어, 일어단어, 자격증, 진급. 꼼꼼하게 다 적고 나면 뿌듯하다. 시작이 반이라며 기분 좋아한다.그리고 다음 해 12월이 되면, 새 다이어리에 똑같은 계획을 다시 적는다.현재 다이어리에는 빈 공간이 많고, 실행한 건 거의 없기 때문이다. 6월 이후 페이지는 손도 대지 않은 경우도 있다.네, 그게 바로 저였습니다.내가 가장 열심히 했던 날은 언제였나어느 날 조용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계획하고 실행했던 날이 언제였을까.고3 입시 .. 2024. 12. 11.
[일상일기] 진급폴더 하나가 바꾼 것 — 발탁 진급 3번의 비결 어느 팀장님이 말씀하셨다."바탕화면에 폴더 하나 만들어 보세요. 이름은 진급폴더."회사 프로젝트도 아닌데 의아했다. 하지만 존경하는 분이라서 그날 오후 바로 실행에 옮겼다. 마우스로 폴더를 만들고 이름을 쳤다. 진급폴더.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발탁 진급을 세 번이나 했다.지금도 폴더를 만드는 이유지금도 일하면서 폴더를 만드는 습관이 있다. 폴더 이름은 하나다.나의 가치.A라는 회사에서의 나의 가치, B라는 회사에서의 나의 가치. 내가 하는 모든 시간과 일들이 나의 성장이자 가치이기 때문이다. 지금 다니는 직장이 종착역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원서접수와 면접 준비에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늘 준비가 돼있고, 정리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초라한 스펙을 움직이는 스펙으로"저는 이 스펙.. 2024.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