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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매년 반복되는 루틴 — 내 월급으로 보내는 설선물의 진짜 이유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하는 일이 있다.회사에서 주는 설선물이라며 부산 부모님께 택배를 보내는 것이다. 물론 내 월급에서 차감해서 사는 설선물이다. 부모님께서는 설선물을 많이 보내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고 믿고 계신다. 그래서 아직까지 사실을 말씀드리지 못했다. 결혼하고 나서는 아내에게 수락을 받고 보내고 있다.설날에 5~6개, 추석에 5~6개. 이렇게 많이 보내는 이유가 있다.어머니의 가치관아버지가 회사에서 설선물을 들고 오시면 어머니는 우리가 쓰지 않고 여기저기 나눠주셨다. 지금도 그렇게 하신다. 매형, 누나, 이모, 삼촌. 주변 사람들에게 설선물을 드리면서 존경과 감사를 표현하신다.택배 박스가 도착하는 날이면 어머니는 어디로 보낼지부터 생각하신다. 받은 선물보다 나눠주는 기쁨이 더 크신 분이다.거기서.. 2025. 1. 9.
[일상일기] 장난감 도서관의 그림자 극장 — 빨간 부채 파란 부채와 관상학 매주 근처 장난감 도서관에 가서 장난감을 빌려온다.2주 동안 빌릴 수 있는 시스템이라 아이와 충분히 놀 수 있어서 좋다. 연회비 외에 별도 비용이 없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최근에 빌린 그림자 극장이라는 장난감을 아이가 무척 좋아한다. 불을 끄고 조명을 켜면 벽에 동물과 캐릭터 그림자가 생긴다. 아이는 그 그림자를 보면서 손으로 가리키고 소리를 지른다. 잠들기 전 매일 한 편씩 보여주는 게 이제 루틴이 됐다.어제는 전래동화 빨간 부채 파란 부채를 보여줬다. 40대인 나도 옛날 전래동화를 보다 보면 가끔 빠져들곤 한다.줄거리는 간단하다. 빨간 부채를 부치면 코가 길어지고, 파란 부채를 부치면 짧아진다. 선한 마음과 바른 행동의 중요성을 재미있고 유쾌하게 전달하는 이야기다.왜 굳이 코였을까동화를 보면서 문득 .. 2025. 1. 9.
[일상일기] 눈 오는 날 인헌시장 어묵 — 작은 이모의 "방 따뜻하지?" 업무를 마치고 대전에서 광주로 내려오는 길이었다.광주에 눈이 많이 온다는 예보에 처음엔 KTX를 예약해뒀다. 실시간으로 날씨를 확인하다가 저녁에는 눈이 없다는 예보를 보고 차표를 취소했다. 외근할 일이 많아 차를 가지고 내려가는 게 낫겠다 싶었다.예상대로 전북 쪽에서 눈이 쏟아졌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헤드라이트 불빛이 눈송이에 부딪혀 흩어졌다. 제설차를 따라 비상깜빡이를 켜고 50km로 서행하며 내려왔다.올해는 작년만큼 눈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따라 눈 구경을 실컷 했다. 아, 겨울이구나 싶었다.낙성대역 반지하, 그리고 어묵눈이 쌓인 도로를 달리다 보니 문득 서울 자취 생활이 떠올랐다.그때 가장 싼 가격으로 낙성대역 인헌시장 근처 반지하에 살았다. 월세가 30만 원이었던가. 아무튼 엄청 싼 곳.. 2025. 1. 8.
[일상일기] 빈병을 들고 슈퍼마켓으로 달려가던 날 — 어머니의 첫 투자 교육 어릴 때 빈병을 모아서 슈퍼마켓에 갖다 주면 몇백 원을 받았다.큰돈은 아니었지만 군것질을 할 수 있는 돈이었다. 형이랑 같이 집에 모아둔 빈병을 들고 슈퍼마켓에 가던 날이 생각난다. 유리병이 서로 부딪히는 짤랑짤랑 소리를 내면서 봉투가 무거워 있는 힘을 다 써야 했다. 슈퍼마켓 아줌마가 빈병을 세어주고 동전 몇 개를 손바닥에 올려주시면, 형이랑 마주보며 뭘 살지 이미 생각하고 있었다.그때 어머니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있다."쉽게 돈 버는 게 어디 있어? 돈이 굴러 들어오는 줄 알아?"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어머니께서 가르쳐주신 첫 번째 투자 교육이었는지 모른다.2025년 1월 기준으로 소주병(360ml)은 약 100원, 맥주병(500ml)은 약 130원, 대형 유리병은 200원 이상이다. 지금도 빈병을 반.. 2025. 1. 7.
[육아일기] 처음으로 딸기를 따러 갔다 — 20개월 아이가 빨간 것만 골라냈다 주말에 아이를 데리고 고창으로 딸기체험을 하러 갔다.비닐하우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달콤한 딸기 향이 훅 밀려왔다. 초록 잎 사이로 빨간 딸기들이 줄줄이 달려있었다. 딸기철이라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이 정말 많았다.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다가 호명되자마자 아이 손을 잡고 딸기밭으로 들어갔다.딸기가 아이 키보다 약간 높게 있어서 아이가 편하게 볼 수 있었고, 우리는 앉아서 따면 됐다.사전에 빨간색만 따면 돼라고 인지시켰더니, 아이가 진짜로 빨간 것만 손가락으로 짚었다. 초록빛이 섞인 딸기 앞에서는 손을 거뒀다. 그리고 완전히 빨간 것 앞에서 나를 올려다보며 확인하듯 쳐다봤다. 우리가 따주면 아이가 바구니에 넣었다.20개월 아이가 색깔을 구분하고 있다는 게 새삼 대견했다.수확한 딸기도 먹고, 시식용 딸기도 먹.. 2025. 1. 6.
[일상일기] 넌 점핑 안 하냐 — 한 회사를 오래 다니는 15년차 직장인의 기준 회사를 다니다 보면 동기들에게 종종 듣는 말이 있다."넌 점핑 안 하냐?"아내도 가끔 묻는다."오빠는 한 직장을 10년 이상 다니면 지겹지도 않아?"나도 나름대로 이직을 해봤다. 내 돈 주고 다니는 회사, 해외연수 간다고 사람을 정리하는 회사, 복지의 달콤함으로 가면을 쓴 회사. 앞서 써둔 이야기들이다.다만 그 이직들은 지금 말하는 이직과는 결이 다르다. 그때는 불가피하게 이직할 수밖에 없는 환경적인 조건이 많았다. 지금은 현재 회사에 충분히 만족하면서도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연봉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이직을 말하는 것이다.내가 회사를 오래 다니는 기준한 회사에 오래 있는 기준은 딱 하나다.지금도 성장하고 있는가.한 회사에 오래 일하면 직장 내 관계와 업무 프로세스에 익숙해져 안정된 환경에서 일할 .. 2025.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