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산여행(1)
2024년 한 해도 가족과 마지막으로 보낼 겸 우리 가족은 부산을 가기로 했습니다. 이것저것 준비를 하면서 그런 생각이 났습니다. 만약 인생을 100년으로 가정하면 부모님은 30년, 나는 60년, 우리 딸은 100년이 남았습니다. 1년에 부모님 집에 가는 평균 횟수 6-7회 그리고 30년*7회= 210번 아이가 부모님을 보는 게 고작 1년도 안되었습니다.
광주-부산 왕복 7시간/ 광주-순천 왕복 2시간/ 총 9시간,
이 시간은 하루에 충분히 가능한 시간인데도 생각처럼 잘 되지 않습니다. 핑계는 많습니다. 일이 바빠서, 시간이 안돼서, 아이가 어려서,,, 전부 저만의 생각입니다. 부모님은 그러지 않을 건데 말입니다. 가끔은 같은 지역에 살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지금 당장은 회사일도 그렇고 현실적으론 참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이것 또한 나중에 후회가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매번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 집에 가는데도 이렇게 매번 설렙니다.
안타까운 건 부모님 머리카락이 갈수록 하얗게 변해가는 사실입니다.
2. 부산여행(2)
사람들은 저의 집이 부산이라서 많이 부러워합니다.
광주에서 부산은 볼거리가 많은 도시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해운대 자주 가서 좋겠다. 광안리 자주 가서 좋겠다. 부산에 맛집이 많아서 좋겠다 등등 많이 부러워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실은 반대입니다. 전 늘 가는 곳만 갑니다. 가끔 와이프가 오빠는 다른 데는 안 가냐고 물어보긴 하지만, 아는 곳만 가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처음엔 도착을 하면 여기저기 맛집도 많이 갔습니다. 안 간 건 아니니 오해하시지 마시길 바랍니다. 평균적으로 가는 곳만 간다는 뜻입니다. 저는 남포동을 좋아합니다. 예전엔 어려서 서면을 좋아하고 부산대도 좋아하긴 했지만 점점 시간이 흐르니 남포동 같은 사람냄새 많이 나는 곳이 좋습니다. 아저씨라서 그런가 봅니다. 추억도 많은 곳입니다. 학교가 대신동에 있는 경남고라서 그런지 고등학교 친구들과 추억도 많습니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도 여기서 줄곧 했습니다. 아침에 카페알바 준비를 하면서, 장사 준비를 하는 아저씨 아주머니를 보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커피 한잔을 마신 추억은 아직도 제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무엇보다 바닷가 근처라서 그런지 아침의 짠 냄새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3. 부산여행(3)
그래도 제 가슴속에 가장 많이 남는 곳은 용두산공원입니다
어릴 때 아버지 어머니랑 자주 왔던 곳이기도 합니다. 잘 기억은 나지는 않지만 그때 비둘기를 좋아해서 그런지 지금도 비둘기가 무섭지는 않습니다. 저에게 용두산공원은 부모님 냄새가 나는 곳입니다. 나중에 저의 아이이게도 그런 부모님의 냄새가 나는 장소를 떠올리기 위해서라도 여행을 많이 해야겠습니다
부모님께서 주신 거 저 또한 아이에게 선물로 주어야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길 바랍니다
4.부모님
늘 부산에 가면, 부모로서 너희한테 뭔가를 제대로 해줘야 하는데 그런것도 못해주고 그래서 참 마음이 아프다.라고 하십니다. 계속 부족한게 부모님의 마음이 아닐까요? 죽는 순간까지,, 우리의 부모님은 그런마음으로 늘 살고 있습니다.
만약에 누군가 너 엄마를 위해서 죽을수 있니? 아빠를 위해서 죽을수 있니? 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쉽지는 않을겁니다.
고민을 하게 될것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부모님에게 그 상황을 물어보면 어떨까요? 고민 안합니다. (극단적으로) 칼을 맞아야 되는 상황이라고 해도, 부모님은 고민하지 않으실겁니다. 우리가 아이를 바라보듯, 부모님도 저희를 바라보는 시선을 똑같을 겁니다. 아직 저희는 부모님의 아들,딸 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