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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노디야173

[일상일기] 넌 점핑 안 하냐 — 한 회사를 오래 다니는 15년차 직장인의 기준 회사를 다니다 보면 동기들에게 종종 듣는 말이 있다."넌 점핑 안 하냐?"아내도 가끔 묻는다."오빠는 한 직장을 10년 이상 다니면 지겹지도 않아?"나도 나름대로 이직을 해봤다. 내 돈 주고 다니는 회사, 해외연수 간다고 사람을 정리하는 회사, 복지의 달콤함으로 가면을 쓴 회사. 앞서 써둔 이야기들이다.다만 그 이직들은 지금 말하는 이직과는 결이 다르다. 그때는 불가피하게 이직할 수밖에 없는 환경적인 조건이 많았다. 지금은 현재 회사에 충분히 만족하면서도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연봉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이직을 말하는 것이다.내가 회사를 오래 다니는 기준한 회사에 오래 있는 기준은 딱 하나다.지금도 성장하고 있는가.한 회사에 오래 일하면 직장 내 관계와 업무 프로세스에 익숙해져 안정된 환경에서 일할 .. 2025. 1. 5.
[일상일기] 자격증은 입장료다 — 자유이용권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서랍장을 정리하다가 자격증 하나가 눈에 띄었다.2006년에 취득한 기사 자격증이다. 노란 바탕에 한국산업인력공단 도장이 찍혀있는 그 종이가 세월이 꽤 지났는데도 그대로였다.당시 선배들이 이게 있어야 취업이 된다고 했다. 취업이 쉬워진다는 말에 혹해서 필기와 실기를 준비했다. 퇴근 후 도서관에서 책을 펴고, 주말에는 실기 연습을 반복했다. 합격 발표를 확인하던 날의 기억이 생생하다.지금도 그때의 결론은 같다.취업이 쉽게 됐다는 것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더 컸다. 그 시작으로 이후에도 자격증 취득을 여러 개 했고, 공부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졌다.자격증은 이론이다, 실무가 아니다그렇다고 자격증이 만능은 아니다.자격증은 이론적 지식이나 최소한의 자격을 증명할 뿐, 실제 실무 능.. 2025. 1. 4.
[일상일기] 여수 딸기모찌와 장인정신 — 빈손으로 돌아온 이유 여수 출장을 다녀왔다.보통 출장을 가면 시간이 날 때 맛집에 들러 포장해서 오는데, 이번엔 그냥 빈손으로 왔다. 사실 가져오고 싶었던 게 있었다.딸기모찌.찹쌀떡 안에 신선한 딸기와 달콤한 팥소가 들어간 일본식 디저트다. 일본에서는 이치고다이후쿠라고 불린다. 이치고는 딸기를, 다이후쿠는 큰 복을 의미한다. 떡 안에 복을 가득 담는다는 뜻이다.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미 알고 있던 디저트다.그런데 여수에서 딸기모찌가 유명한 이유가 있었다. 1968년 1대 할머니께서 일본 오사카에서 찹쌀떡 기술을 전수받아 시작하셨고, 지금은 3대째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일본 디저트가 여수의 대표 간식이 됐다.가게 앞에 서서 진열대를 들여다봤다. 하얀 찹쌀떡 안으로 빨간 딸기 끄트머리가 살짝 비쳐 보였다. 옆 .. 2025. 1. 3.
[일상일기] 사주 볼려고? — 아이 수술 앞두고 아내가 꺼낸 말 며칠 전 아내가 태어난 정확한 시간을 물어봤다.혹시나 해서 물었다."사주 볼려고?"신년이 다가오니 아이 사주를 한번 볼까 해서라고 했다. 나는 그런 거 뭐 하러 하냐고, 어느 정도 맞겠지만 왠지 찝찝하니 하지 말자고 했다.나는 태어나서 사주를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친구 따라 타로카드를 재미 삼아 한 번 본 게 전부다. 그때도 예상대로 좋은 말씀만 하셨다. 뭘 가도 좋은 말만 들을 것 같다는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아내 말은 이해한다. 3월에 있을 아이 수술도 있고 해서, 올해 아이 운세를 한번 보고 싶은 거니까. 아직 결정은 못 했지만 아마 아내 뜻을 따르지 않을까 싶다.사주와 관상사주는 동양철학에서 개인의 생년월일과 시간을 바탕으로 운명이나 성격을 해석하는 전통적인 방법론이다. 사주.. 2025. 1. 2.
[일상일기] 퇴근 후 냉장고 앞에서 — 기네스가 가르쳐 준 하나의 힘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냉장고 앞으로 간다.문을 열면 차가운 공기가 얼굴로 밀려온다. 그 안에 항상 기네스가 몇 캔 있다. 캔을 집어 들면 손바닥에 닿는 차가운 감촉이 퇴근 신호처럼 느껴진다.기네스를 따는 순간, 특유의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진한 맥주 향이 올라온다. 첫 모금을 넘기면 부드러운 크리미한 거품이 혀 위에 퍼진다. 진하고 깊은 맛이 목을 타고 내려가면서 그날의 스트레스가 함께 내려가는 것 같다.다 마시고 나서 캔을 흔들면 안에서 딸랑딸랑 소리가 난다. 작은 구슬이 굴러다니는 소리다. 그 소리를 들으며 생각한다.오늘 하루도 끝났구나.스스로를 칭찬하는 방식이 이것이다.오죽하면 버킷리스트에 아일랜드 여행이 들어가 있을 정도다. 기네스의 고향에서 직접 마셔보고 싶다고 아내에게 한 번씩 .. 2025. 1. 1.
[일상일기] 오늘은 2024년의 마지막 날이다 — 비교할 대상은 어제의 나 12월 31일.달력의 마지막 한 장이 남아있다. 오늘이 지나면 그 페이지는 넘어간다.한 해를 마무리하면 모든 사람이 지나온 일을 반성하고, 칭찬하고, 자신을 되돌아본다. 그렇게 성장해가며 2025년을 준비하면 되는데, 몇몇 사람들은 남들과 비교하며 자책한다.나는 얼마밖에 못 벌었는데 상대방은 크게 벌었고. 나는 몇 평짜리 아파트에 사는데 상대방은 더 높은 평수에 살고. 나는 몇 CC 자동차를 타는데 상대방은 더 좋은 차를 샀다.이렇게 끊임없이 비교한다.그러다 보면 진정으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잃어버리게 된다. 비교 대상이 그냥 쟤보다 더 뛰어난으로 압축되기 때문이다. 인생 목표는 그게 아님에도 불구하고.남의 장점이 뭔지는 잘 알면서, 자신의 장점이 뭔지는 잘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우.. 2024.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