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이 되면 새 다이어리를 산다
매년 12월 중순쯤 되면 어김없이 서점에 간다.
새해 다이어리 코너에는 형형색색의 다이어리들이 가득하다. 표지를 고르고, 두께를 확인하고, 속지 구성을 들여다보면서 이미 기분이 좋아진다.
집에 돌아와 첫 페이지를 펼친다. 그리고 적기 시작한다.
다이어트, 헬스, 수영, 영어단어, 일어단어, 자격증, 진급. 꼼꼼하게 다 적고 나면 뿌듯하다. 시작이 반이라며 기분 좋아한다.
그리고 다음 해 12월이 되면, 새 다이어리에 똑같은 계획을 다시 적는다.
현재 다이어리에는 빈 공간이 많고, 실행한 건 거의 없기 때문이다. 6월 이후 페이지는 손도 대지 않은 경우도 있다.
네, 그게 바로 저였습니다.
내가 가장 열심히 했던 날은 언제였나
어느 날 조용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계획하고 실행했던 날이 언제였을까.
고3 입시 준비를 하면서 석고상 정면을 수없이 그릴 때. 새벽까지 제도판을 펼쳐놓고 실내건축기사 준비를 할 때. 짧은 기간에 회사 홈페이지를 만든다고 컴퓨터 언어를 독학할 때. 한국사를 취득한다고 강의를 100번 들을 때.
그럴 때가 있었다.
무언가를 하겠다고 꽂히면 끝까지 하는 사람이었다. 다만 한 번에 여러 가지는 안 됐다. 한 가지에 집중할 때만 됐다. 그게 나였다.
올해 목표는 딱 하나
그래서 매년 목표를 하나만 적는다.
무조건 내가 실행할 수 있는 것만 적는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올해 목표는 단 하나. 독서 50권.
독서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는 나를 안다. 한 권만 펼쳐놓으면 3분도 안 돼서 딴생각이 시작된다. 그래서 여러 권을 동시에 펼쳐놓고 조금씩 돌아가며 읽는다. 좋은 구절이 나오면 무조건 다이어리에 옮겨 적어야 직성이 풀린다. 그 버릇도 안다.
직장인이라 시간이 한정돼 있다. 아이까지 있으니 더더욱 그렇다. 내가 독서에 쏟는 시간은 새벽 5시부터 7시까지, 딱 2시간이다. 그 2시간만큼은 온전히 내 것이다.
투수의 주 무기는 직구다
B라는 유명한 투수에게 기자가 물었다.
"주 무기가 직구 하나인데, 다른 구종도 연습해야 하지 않나요?"
투수는 잠깐 생각하다가 답했다.
"저는 저를 잘 압니다. 많은 변화구를 연습해도 제 직구보다는 안 될 겁니다."
좋은 향수는 하나의 향기만 난다. 여러 향기가 섞여있어서 좋은 향수가 아니다.
마블 히어로도 하나의 능력만 갖는다
마블 세계관의 영웅들은 저마다 하나의 특별한 능력이 있다. 아이언맨은 기술, 캡틴 아메리카는 방패, 토르는 번개. 하나의 캐릭터에 모든 능력을 부여하지 않는다. 그러면 캐릭터가 돋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직장이 나를 먹여 살려준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스스로의 힘으로 사회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은퇴 후 독립을 생각한다면, 지금 하는 일에서 내 시장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늘 점검해야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
난 모든 걸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게 몇 가지는 있다.
할 수 없는 것 때문에 할 수 있는 것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오늘도 새벽 5시에 일어나 책을 펼친다. 아직 어두운 창밖, 집안은 조용하다. 이 시간이 오롯이 내 것이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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