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배가 물어왔다
몇 년 전 후배가 괜찮은 아이디어가 있냐고 물어왔다.
A라는 제품을 팔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잘 팔릴지 모르겠다고 했다.
나는 물었다. 그 제품이 좋으면 되는 거 아닌가. 후배는 공장에서 알아서 만든다고 했다.
"그 제품을 누가 만드는지는 알고 있나?"
"모르죠, 거기까진. 그분들이 알아서 만들겠죠."
"나라면, 공장에서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편지라도 쓸 것 같아. 덕분에 이 제품이 인기가 많다고, 감사하다고. 그분들이 더 잘 만들어 주지 않을까?"
"어떻게 하나하나 일일이 편지를 써요."
"아니, 제품 한켠에 쪽지처럼 감사 인사를 적으면 안 될까. 아니면 그분들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작게 넣어드리면 좋아하지 않을까."
후배가 잠시 말이 없었다. 그 침묵이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영화 끝나고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들
나는 물었다.
"너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까지 안 나가는 사람들이 누군지 알아?"
"복잡하니까 조금 기다렸다가 나가려는 거겠죠."
"그럴 수도 있지만, 그중엔 영화 스텝들도 있어. 나도 예전에 영화 미술 스텝으로 일할 때 마지막에 나오는 자막에 내 이름 석 자가 나올 때까지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심장이 두근거렸어. 그 이름 석 자의 가치를."
우리가 흔히 보는 과자 봉지에도 이름 석 자가 있다. 그 제품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갖는 의미이고, 더 안전하고 정직하게 만들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품에 편지가 들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A라는 제품 하단부에 작게 편지 형식의 문구가 생겼다.
사람들의 반응과 제품의 퀄리티가 더 좋아졌고, 매출도 많이 올랐다고 한다.
나는 디자인 출신이라 마케팅을 깊게 파고들지는 않았다. 다만 기본 개념은 이해하고 있다.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마케팅 방식이 있다. 평범한 물건을 팔기 위해 돈을 들여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것. 그건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마케팅의 모든 시작점은 누구를 도울 것인가에서 시작한다.
나는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에게 마케팅을 해보라는 조언을 했을 뿐이었다. 나머지는 시장이 결정했다.
딱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사람들은 그 물건이 자신을 위해 뭔가 해주길 원한다. 그 물건이 자신에게 안길 느낌을 원한다.
우리가 사람들에게 안겨줄 수 있는 감정의 종류는 많지 않다. 소속감, 유대감, 평온함, 위상. 이런 감정을 안겨준다면 가치 있는 일을 한 것이다. 당신이 판매하는 것은 그 감정을 느끼는 데 필요한 수단일 뿐이다.
세스 고딘이 말했다.
"변화를 일으키고 싶다면 문화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하라. 사람들을 한데 엮는 데서 시작하라. 문화는 전략을 이긴다. 심지어 문화가 곧 전략이다."
결국 딱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누구를 위한 것인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이 두 가지 질문이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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