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고
어느덧 나이가 있다 보니, 주변 지인들의 "부고" 소식이 최근에 많이 접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부산에서 대학교 후배의 부친께서 별세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변함이 없는데, 결혼식보다는 장례식 참석이 저에겐 더 소중한 것 같습니다. 결혼식도 새로운 삶의 시작을 축복하고 기쁨을 나누는 곳이라 참석은 하지만, 그래도 꼭 가야만 한다고 하면, 장례식을 가는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기준의 차이는 있겠지만, 마지막순간을 함께 하는것이 슬픔 속에서도 관계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고, 서로를 위로하며 인간적인 교감을 나누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소중함을 앎과 동시에, 고인의 생애를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2. 관속
지금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때는 관속체험이라는 체험활동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죽음을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활동으로, 삶의 유한성을 자각하고 현재를 더 의미 있게 살아보자는 취지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아직 해보지는 않았지만 한 번쯤은 해볼 만하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이라면",, 이라는 하루하루 현재의 소중함과 내가 소중히 여겨할 사람,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 등 인간관계의 재정비의 교훈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 장례식장에 갔을때는 인사를 어떻게 하는지, 손은 어떻게 하는지, 하나도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하고 장례식 절차를 확인하던가, 아니면 친구에게 물어봐서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르다 보니, 지금은 어느 정도의 과정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3. 염
저희 아버지께서는 무뚝뚝해서 그런지 평소 눈물이 없으십니다. 제가 살아가면서 딱, 한번 펑펑 운적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가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입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경황도 없었습니다. 빈소준비를 하고, 조문객을 맞이하고, 접대까지 하면서, 계속 무덤덤한 아버지의 표정이 한순간에 무너진 순간이 있었습니다. "염" 이었습니다.
염습이라고 하는 장례절차인데, 고인을 마지막으로 정성껏 모시는 의식입니다. 형과 저도 따라오라고 해서, 들어가서 할머니의 마지막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전,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할머니에게 수의를 입히는 과정이 있습니다. 고인에 대한 예의를 최대한 지키고, 수의를 다 입인후에 깨끗한 천으로 감쌉니다. (고인을 따뜻하게 모시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모든 준비과정이 끝나고 준비된 관에 할머니를 안치를 하는 순간 아버지께서 눈물을 흘리 셨습니다. 그렇게 단단하고, 무뚝뚝하고, 무덤덤한 아버지께서 한순간에 무너지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첫째 아들입니다. 위로는 누나 한분, 밑으로는 동생 세분이 계십니다. 그만큼 할머니는 아버지를 많이 좋아하셨습니다. 저희가 이사오기 전까지만 해도 저희는 할머니와 같이 살았습니다. 185㎝의 큰 키에, 늘 단단했던 아버지가 그렇게 펑펑 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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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효도
효도는 단순히 특별한 이벤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의 소소한 관심과 정성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를 우리 아이에게 자주 말해야 된다가 아닌, 아들로서, 딸로서, 우리가 부모님에게 자주 해야 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부모님이 가장 행복하실 때는 자녀가 건강하고 잘 지내는 모습을 볼 때라는 점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당신의 부모님은 " 우리 아들, 딸은 오늘은 뭐 하고 있지?"로 하루를 보내실 것입니다. 지금의 부모님에게 하루하루는 오늘의 삶이 마지막이라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