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아이를 데리고 고창으로 딸기체험을 하러 갔다.
비닐하우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달콤한 딸기 향이 훅 밀려왔다. 초록 잎 사이로 빨간 딸기들이 줄줄이 달려있었다. 딸기철이라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이 정말 많았다.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다가 호명되자마자 아이 손을 잡고 딸기밭으로 들어갔다.
딸기가 아이 키보다 약간 높게 있어서 아이가 편하게 볼 수 있었고, 우리는 앉아서 따면 됐다.
사전에 빨간색만 따면 돼라고 인지시켰더니, 아이가 진짜로 빨간 것만 손가락으로 짚었다. 초록빛이 섞인 딸기 앞에서는 손을 거뒀다. 그리고 완전히 빨간 것 앞에서 나를 올려다보며 확인하듯 쳐다봤다. 우리가 따주면 아이가 바구니에 넣었다.
20개월 아이가 색깔을 구분하고 있다는 게 새삼 대견했다.
수확한 딸기도 먹고, 시식용 딸기도 먹고, 하루 종일 딸기만 먹었다. 아이 입가에 딸기 물이 빨갛게 묻어있었다. 당분간은 딸기가 없어도 될 것 같다.
태어난 지 653일, 체험이 중요한 이유
3세 이전의 아이는 급격히 성장한다. 감각, 운동능력, 사회적·정서적 발달이 가장 활발한 시기다.
아이가 이 체험을 나중에 기억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 시기의 경험은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고 탐구하도록 돕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체험들이 있다. 물놀이, 모래놀이, 자연 속 걷기, 동물 교감, 손발 도장과 물감 놀이, 그림책 읽기, 숨바꼭질.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잠시 편하면 평생 편해질 수 있다
식당에 가면 부모들이 아이에게 영상을 보여주며 식사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우리는 아직까지 아이에게 핸드폰을 보여주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다.
외출이나 외식에서 아이가 울거나 떼를 쓰면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편하고자 영상 하나로 아이의 관심과 흥미를 대신할 수는 없다. 아이의 관심과 흥미는 부모여야 한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만 18개월 미만 아이는 영상통화를 제외한 TV, 태블릿 등 스크린 노출을 피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언어 발달 지연, 수면 방해, 운동 능력 저하, 사회적 상호작용 감소 등 부정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잠시 영상매체로 편해지면, 나중에는 더욱 편해진다. 아이가 부모보다 화면에 더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빨간 딸기만 골라서 가리키던 그 눈빛이 오늘의 전부였다.
그 눈빛을 계속 보고 싶어서, 오늘도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부모의 시간이다." — 오프라 윈프리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육아일기] 회의 중에 온 문자 — 어린이집 선생님의 한 마디가 일깨워준 것 (1) | 2025.02.07 |
|---|---|
| [육아일기] 반가운 손님, 그리고 임신 소식 — 지역별 출산 장려금 총정리 (1) | 2025.02.05 |
| [육아일기] 673일, 85cm — 키와 말이 부쩍 늘었다 (0) | 2025.01.26 |
| [육아일기] 646일 된 아이 — 아빠 무릎 위에서 읽는 책 (0) | 2024.12.30 |
| [육아일기] 그날 태어났다 — 2023년 3월 26일, 오후 4시 52분 (1) | 2024.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