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겨울이면 오른쪽 다리가 아프다
매년 겨울이 되면 오른쪽 다리에 가끔 통증이 온다.
2018년에 다리를 크게 다쳤기 때문이다. 병명은 우측 원위 경골 및 비골 골절이었다. 관절면까지 침범된 골절이라 두 번의 수술이 필요했다. 수술 후 14주 안정 가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고, 추가 합병증에 따라 치료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아팠던 때가 언제냐고 물으면, 그때 다리 수술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수술이었다.
대전 시내 한복판에서
당시 대전 출장 중이었다.
퇴근하고 저녁 7시경 팀원들과 회식을 가는 길이었다. 높지 않은 계단이었다. 그런데 가방 무게가 쏠리면서 다리가 부러졌다.
119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아무도 믿지 않았다. 평소 장난이 심한 편이라 긴가민가했던 것이다. 구급차가 오고 고통이 심하다고 하자 그때서야 모두 눈빛이 달라졌다.
인근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었다. 다리 상태가 너무 심해서 수술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했다.
저녁 늦게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다. 당장 부산으로 내려오라고 하셨지만 너무 늦은 저녁이라 다음 날 아침에 가겠다고 했다. 그날 밤 병원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다.
다리를 삐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의사 선생님이 마취 없이 다리를 늘렸다가 맞추는 그 작업을. 손을 꽉 쥐고 버텼지만 소용없었다. 그때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대전에서 부산까지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아침 일찍 사설 구급차를 불러 대전에서 부산으로 이송됐다.
가는 내내 사이렌 소리에 잠을 잘 수 없었다. 천장만 보이는 들것 위에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그 시간이 유독 길게 느껴졌다.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가족들이 모두 나와있었다. 다시 엑스레이를 찍고 수술 일정을 잡았다.
수술 전까지 너무 아파서 펑펑 울었다. 가족 모두 지켜만 봤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많이 우셨다.
뼈가 산산조각이 나서 수술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7월 26일부터 8월 16일까지 입원했고, 퇴원 후에도 휠체어를 타야 해서 실생활이 어려웠다.
산업재해, 신청해야 할까
재활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면서 생각이 들었다.
산업재해, 과연 될까.
절차도 복잡하고 회사에서 사례가 없었다. 신청하면 내가 손해를 볼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산업재해 신청은 사고경위서, 초진의견서, 의료비 영수증, 업무 연관성 자료, 사업주 확인 등 여러 서류가 필요하다. 사업주 확인이 불이익으로 이어질까 걱정됐다. 다행히 당시 팀장님이 인사팀에 잘 설명해주셔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금까지 그 사건으로 불이익은 없었다. 이력만 남아있다.
산업재해 신청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산업재해 신청을 처음 해보면 절차가 복잡하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신청서 작성을 대행해주는 곳도 많다.
가장 중요한 건 두 가지다.
업무 연관성과 사고 발생 경위서의 진실성이다.
업무와 무관한 개인적 활동, 고의로 자초한 사고, 기존 질환은 근로복지공단에서 꼼꼼히 확인한다.
나는 출장 중 퇴근 후 회식이 업무와 연관성이 있음을 증빙하기 위해 사내 게시판의 회식 권장 양식을 제출했다. 2018년 당시에는 퇴근 후 회식의 산재 인정 사례가 극히 드물었다. 지금은 사례가 많아 그렇게까지 증빙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사고 경위서는 그냥 있는 그대로, 육하원칙에 따라 작성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꾸미려 하면 안 된다. 목격자 진술, CCTV 영상 등을 근로복지공단에서 다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치지 않는 게 최선이다
다리를 볼 때마다 그때의 생각이 떠오른다.
이 모든 과정을 겪기 전에 안 다치는 게 제일 좋다. 모두들 건강에 유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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