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넌 점핑 안 하냐
회사를 다니다 보면 동기들에게 종종 듣는 말이 있다.
"넌 점핑 안 하냐?"
와이프도 가끔 묻는다.
"오빠는 한 직장을 10년 이상 다니면 지겹지도 않아?"
나도 나름대로 이직을 해봤다. 내 돈 주고 다니는 회사, 해외연수 간다고 사람을 정리하는 회사, 복지의 달콤함으로 가면을 쓴 회사. 앞서 써둔 이야기들이다.
다만 그 이직들은 지금 말하는 이직과는 결이 다르다. 그때는 불가피하게 이직할 수밖에 없는 환경적인 조건이 많았다. 지금은 현재 회사에 충분히 만족하면서도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연봉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이직을 말하는 것이다.
내가 회사를 오래 다니는 기준
한 회사에 오래 있는 기준은 딱 하나다.
지금도 성장하고 있는가.
한 회사에 오래 일하면 직장 내 관계와 업무 프로세스에 익숙해져 안정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지금 하는 업무의 전문성과 회사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고 있는가다.
만약 성장의 한계가 온다면 언제든지 이직할 수 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그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 시장에는 언제든 나갈 수 있다.
막상 하려면 쉽지 않다
이직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양한 환경과 산업을 경험하면서 넓은 시야와 적응력을 키울 수 있고, 내 가치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인지 테스트할 수도 있다. 더 높은 급여, 더 좋은 직책, 새로운 기술 학습. 이런 이유들은 충분히 유효하다.
그런데 막상 하려고 하면 쉽지 않다.
나가면 잘할 수 있을까. 새로운 환경에 다시 적응할 수 있을까.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나이가 너무 많지 않을까.
밤에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돌다 보면 아침이 된다. 그리고 또 출근한다. 어제와 똑같이.
더 이상 발전이 없고 회의감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다.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다.
현재 직무에서 무엇이 만족스럽지 않은지, 내가 원하는 직무와 회사는 무엇을 원하는지, 나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자기 분석도 제대로 되지 않은 채 고민부터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서 고민부터 하는 건 순서가 틀린 것이다.
자동차 비유
자동차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구성요소를 거쳐야 한다.
동력 시스템, 섀시, 전기·전자 시스템, 차체, 구동 시스템, 연료 및 배출 시스템, 냉각·윤활 시스템. 이 모든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원하는 자동차가 나온다.
여기서 질문 하나.
여러분이 가고자 하는 최종 목표는 동력 시스템인가, 섀시인가, 연료 시스템인가. 이직하고 싶은 이유가 단순히 돈 때문인가.
회사라는 명사는 여러분 인생의 종착역이 아니다. 자동차 부품 하나에 불과하다. 어떤 자동차를 만들 것인지, 그 최종 그림을 먼저 그려야 한다.
여러분은 몇 번 쓰러지셨나요
지금까지 살면서 몇 번 쓰러지셨는가.
그리고 앞으로 몇 번 더 일어나실 건가.
이직이든, 창업이든, 현재 유지든. 중요한 건 방향이다. 방향이 맞다면 어떤 선택을 해도 결국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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