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얼음이 떠야 진짜 밀면이다
와이프와 함께 밀면을 먹으러 갔다.
부산을 오면 꼭 밀면을 먹는다. 와이프는 비빔밀면, 나는 물밀면. 취향이 딱 나뉜다.
부산 밀면은 한국전쟁 당시 밀가루와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면으로 냉면을 대체하려던 데서 유래됐다. 피난민들이 모여들던 부산에서 냉면 육수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구하기 쉬운 밀가루로 면을 만들고 새로운 육수를 개발하면서 지금의 밀면이 됐다.
쫄깃한 면발과 감칠맛 나는 육수가 기본이다. 물밀면은 차갑고 깊은 육수가 목을 타고 내려가는 그 청량감이 전부다. 한 모금 마시는 순간 부산에 왔다는 게 느껴진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 굳이 부산 밀면 맛집 이라고 검색할 필요가 없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 동네 이름을 붙여 검색하면 충분하다. 육수의 차이는 있겠지만 맛은 어디든 크게 실패하지 않는다.
어제는 화명동 오곡밀면전문점으로 갔다. 아이랑 가기 편한 곳이라 선택했다. 역시 실패하지 않았다.
와이프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밀면집을 간다면 살얼음을 띄워주는 곳이 진정 밀면을 사랑하는 집이라고. 밀면은 아주 시원해야 제맛이 난다. 살얼음이 없는 집에는 가지 말라고.
아이가 비빔만두피를 너무 좋아해서 밀면을 많이 먹지는 못했지만, 오곡밀면전문점 비빔만두도 역시 맛있었다.
할매가야밀면
자주 가는 남포동 밀면집이다.
어릴 때부터 가던 곳이라 처음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조금 많아졌다. 육수가 맛있어서 자주 찾는다. 그렇게 친절하지는 않다. 바빠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가보면 느낄 것이다.
한 가지 알아두면 좋은 것이 있다. 가야밀면과 할매가야밀면은 주인이 다른 점포다. 부산에는 이런 점포들이 많다. XX가야밀면, XX국제밀면 같은 식이다.
할매가야밀면에 간다면 비빔밀면과 물밀면을 함께 먹는 것을 추천한다. 만두는 굳이 특이하지 않으니 배고프지 않으면 안 시켜도 된다. 그래도 밀면은 정말 맛있다.
용호동 할매팥빙수
와이프가 팥빙수를 먹고 싶을 때 자주 가는 곳이다.
웨이팅이 있어서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만 간다. 매장도 협소하고 주각도 힘드니 각오하고 가야 한다. 4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직접 끓인 팥을 사용한다. 인공 재료가 아니다. 팥은 적당히 달콤하면서도 담백해 질리지 않는다. 한 그릇을 먹으면 팥 특유의 구수한 향이 끝까지 남는다.
성인 기준으로는 양이 부족할 수 있어서 나는 늘 두 그릇 정도 먹는다. 찹쌀떡이나 미숫가루 같은 전통 토핑이 어울려 정말 맛있다.
용호동이 본점이고 가맹점이 일부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 거리상 너무 멀거나 시간이 없으면 화명동 달달 팥빙수로 대신한다. 맛은 약간 다르지만 전통적인 옛날 팥빙수 그 맛이 나기 때문이다.
부산 여름 음식 리스트
부산에 오면 여름철 음식이 많다.
밀면은 오곡밀면전문점이나 할매가야밀면, 팥빙수는 용호동 할매팥빙수나 달달 팥빙수, 콩국수는 서가원국수. 각자 취향대로 골라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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