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장을 다니면서 오디오북으로 들은 책이 있다.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다. 들으면서 내내 고개를 끄덕였다.
도마뱀의 뇌란 무엇인가
인간의 뇌, 특히 본능적 반응을 담당하는 부분을 이 책에서는 도마뱀의 뇌라고 부른다.
공포와 탐욕에 쉽게 지배되는 그 본능적 반응이 투자에서 합리적 사고보다 먼저 작동한다. 그래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낳는다.
우리가 반복하는 4가지 투자 오류
① 과신 — 내가 시장을 잘 안다고 믿는다.
② 확증 편향 — 보고 싶은 정보만 본다. 내가 보유한 종목의 좋은 뉴스만 눈에 들어온다.
③ 군집 행동 — 남들이 사면 따라 사고, 남들이 팔면 따라 판다. FOMO가 여기서 나온다.
④ 손실 회피 — 이익보다 손실을 훨씬 크게 느낀다. 그래서 팔아야 할 때 못 팔고, 사야 할 때 못 산다.
현실에서 그대로 보인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조선·방산이 주도주였다. 지금은 반도체와 지주사가 붙었다.
주변에서 혼란스럽고 감정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면, 책에서 말한 내용과 정확히 일치한다. 군집 행동, 확증 편향, 손실 회피. 시장은 늘 그 패턴을 반복한다.
나만의 극복법 — 무대응으로 대응한다
책에서 말하는 극복 방법은 세 가지다. 투자 원칙과 체크리스트를 세워 감정 개입을 최소화할 것. 의사결정을 기록하고 사후 검증으로 배울 것. 장기적 관점을 유지할 것.
나만의 방법은 조금 다르다. 시장과 거리를 두고, 그냥 무대응으로 대응한다.
기업을 방치하는 게 아니다. 기업에 문제가 없다면 파도에 휩쓸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아직 내 씨앗은 새싹만 나온 상태다. 흔들릴 때가 아니다.
투자가 어려운 이유
투자는 늘 어렵다.
어려운 이유는 단 하나다. 우리가 감정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늘 위험하다. 인간은 늘 비합리적이다. 그래서 성공하려면 위험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감정적 의사결정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오늘도 도마뱀의 뇌가 속삭인다. 그 목소리를 조용히 무시하면서, 다시 원칙으로 돌아간다.
"투자의 가장 큰 적은 시장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다." — 벤저민 그레이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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