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것의 시작은 자원이다
방산이 오른다. 조선이 오른다. 전력이 오른다. 반도체가 오른다.
그 시발점이 AI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모든 것의 시작은 자원이다.
양수영 박사의 세계 에너지 패권전쟁을 읽으면서 투자자로서 놓치고 있던 큰 그림을 다시 보게 됐다.
석유전쟁 — 퇴장하지 않는 자원의 왕
석유는 20세기 세계 정세를 좌우한 핵심 자원이었다. 1, 2차 세계대전, 중동 분쟁, 미국과 소비에트의 에너지 확보 전략까지 모두 석유와 연결된다.
2010년대 셰일 혁명으로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됐다. 석유 순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하면서 중동 의존도가 급감했다. 이에 맞서 사우디와 러시아는 OPEC+를 구축해 감산으로 맞섰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에 에너지를 무기화했다.
탈탄소 시대가 왔다고 해도 석유는 퇴장하지 않는다. 형태만 바뀔 뿐 석유전쟁은 계속된다.
천연가스전쟁 — 파이프라인으로 총알 없이 유럽을 장악했다
천연가스의 시대가 왔다.
러시아는 파이프라인으로 총알 없이 유럽을 장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은 뒤늦게 LNG 수입 다변화에 나섰다. 미국은 셰일가스로 LNG 시장을 확장하며 에너지를 새로운 지정학적 무기로 삼았다.
카타르는 세계 최대 LNG 수출국 중 하나로 부상하며 유럽의 러시아 대체 공급처가 됐다. 한국, 일본, 대만은 천연가스를 100% 가까이 수입에 의존한다. LNG 가격 급등은 전력 요금과 산업 경쟁력에 직접 타격을 준다.
탄소전쟁 — 탄소가 곧 세금이고 무역장벽이 됐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는 전 세계로 확산됐다. 기후위기는 환경 문제가 아니라 국가 생존과 경제의 문제가 됐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석유, 가스, 석탄이 여전히 전 세계 에너지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수지만 공급이 불안정하고 인프라도 부족하다.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도입했다. 탄소를 많이 배출한 제품에는 추가 관세를 매긴다. 탄소가 국제 통상의 룰을 바꾸는 무기가 되고 있다.
한국의 현실 — 에너지 자급률 7%의 나라
한국은 1차 에너지의 93%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자원빈국이면서 에너지 다소비국이라는 이중고다. 국제 에너지 시장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극도로 취약하다. 원유와 가스 가격이 오르면 무역수지, 환율, 물가, 제조업 경쟁력이 한꺼번에 타격을 받는다.
저자는 한국의 생존 전략을 이렇게 제시한다. 에너지 안보, 에너지 믹스, 해외 자원 개발, 탄소 감축, 자원국과의 외교 전략.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공존도 필수라고 강조한다.
투자자는 자원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책을 덮고 나서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방산이 오르고, 조선이 오르고, 전력이 오르는 이 흐름의 뿌리를 보면 결국 자원 패권 경쟁과 연결된다. AI와 로봇이 시대의 화두이지만, 그 모든 것을 움직이는 동력은 에너지다.
투자자는 자원을 보는 관점으로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생존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가가 생존해야 기업도 성장하고, 내가 투자한 종목도 살아남는다.
오늘도 공부는 계속된다.
'투자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투자일기] 저성장의 늪, 엔드게임의 시대 — 직장인 투자자가 읽은 세계경제 경고 (1) | 2025.08.19 |
|---|---|
| [투자일기] 야구 유니폼 속에서 찾은 투자 아이디어 — 폰드그룹을 주목하는 이유 (14) | 2025.07.22 |
| [투자일기] 가장 기다리는 개봉이 다가온다 — 귀멸의 칼날 무한성 편과 애니플러스 이야기 (4) | 2025.07.19 |
| [투자일기] 마케팅에 관심 있다면 한 번쯤은 읽어야 할 책 — 스틱의 6가지 공식 (5) | 2025.07.15 |
| [투자일기] 주가를 이성으로 분석하고, 감정으로 매수한다 — 뇌욕망의 비밀을 풀다 (10) | 2025.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