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린이집 등원/ 하원

최근에 딸아이가 어린이집, 2살 반(체리반)에서 3살 반(포비반)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금세 적응은 다시 하겠지만, 선생님도 친구도 많이 조금 바뀐탓인지 조금씩 등원시간이 길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 등원시간이 조금이나마 지체되면 회사에 지각을 하는 불상사가 나오기 때문에 자고 있는 아이를 억지로 깨울 때도 많습니다 ) 와이프와 저는 맞벌이를 하고 있어서, 불가피하게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아침 8시 30분 등원/ 저녁 18시 30분 하원을 시키고 있습니다. 매번 어린이집에서 하원을 할 때면 혼자 또는 친구 한 명이랑 같이 있어서, 마음이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외벌이의 현실을 잘 알고 있고, 주변에도 많기 때문에 당장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집에 오면 엄마랑 놀 때도 있고, 아빠가 광주로 올 때는 아빠랑 놀 때가 있는데, 그때가 아마 가장 힘든 때인 것 같습니다. 둘 다 몸은 지칠 때로 지쳐있고, 아이가 투정을 부리기 시작하면,,, 이게 육아의 현실인가 새삼 느껴집니다.
2. 엄마 아빠만 바쁜 게 아니다. 아이의 스케줄도 바쁩니다
요즘은 어플이 좋아져서, 키즈노트라는 어플에 아이가 무엇을 했는지를 다 볼 수가 있습니다. 아침에 간단한 식사를 하고, 친구들과 같이 놀고, 점심에는 밥을 먹고 그러고 나서, 낮잠을 자고, 다시 친구들과 놀고, 부모님과 같이 하원하는 스케줄입니다. 딸아이도 딸아이 나름대로, 이것저것 오감수업도 하고, 책도 읽고, 블록장난감으로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바쁩니다. 엄마 아빠랑만 있다가, 처음 사회에 나와, 친구들도 만나고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어서, 어쩌면 저희 보다 더 바쁜 일과일 수도 있습니다. 하원을 하고 나서 부모님과 만나는 시간은 고작 18시 30분에서 22시까지 3시간 30분입니다. 저녁을 먹고, 씻고 하면, 2시간도 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하루에,,, 2시간,,, 이게 뭐라고 저희는 힘들어할까요?? 딸아이는 딸아이 나름대로, 엄마 아빠와 보는 시간을 애타게 찾을 건데 말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엄마, 아빠, 저도 한 번쯤은 어린이집에 안 가고 평일에 엄마, 아빠랑 같이 있고 싶어요. 그러니깐 한 번씩은 저랑 같이 놀아요
엄마, 아빠, 너무 피곤해요, 아침에 잠 조금만 더 자면 안돼요? 빨리 어린이 집에 보내지 마세요
엄마, 아빠, 친구들이 제가 가지고 놀고 있는 장난감 뺏어갔어요, 엄마 아빠가 없어서 투정 부릴 사람이 없어요. 집에 가서 투정 부릴 테니 짜증 내지 마세요
엄마, 아빠, 날씨가 좋아요. 빠방이 타고 놀러 가요. 엄마 아빠랑 산책하는 거 좋아요, 바로 집에 들어가지 마요, 하루종일 어린이집에만 있어서 저도 답답해요
엄마, 아빠, 지금 뭐해요?? 저는 잘 놀고 있어요?? 엄마 아빠는 바빠서 제 생각 안 하고 계시죠?
엄마, 아빠, 저 하원하고 집에 가서 재밌게 놀아요, 핸드폰만 보고 저 빨리 자라고 하지 마세요. 엄마 아빠랑 같이 있고 싶어요
엄마, 아빠!! 저 뱃속에서 많이 잤고, 엄마 아빠가 그토록 원해서 세상에 나왔어요. 그런데 엄마 아빠는 왜 맨날 빨리 자라고만 해요. 저도 보고 싶은 게 많고, 놀고 싶은게 많고, 가끔은 투정도 부리고 싶어요. 세상에 전 엄마 아빠 밖에 없어요.
잠자고, 있는 딸아이를 얼굴을 보고 있으니, 문득 그런 생각이 납니다. 내일은 주말이니 더욱 아이와 함께 있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