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직장인8 [투자일기] 알람을 무시하는 날 — 마라톤 같은 삶의 방식 알람을 무시하는 날연차를 냈다. 핸드폰이 아침부터 울렸다. 무시했다.내가 없어도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 이걸 아는 데 몇 년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안다. 그래서 안 받는다.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충전이다TV를 껐다. 음악도 틀지 않았다.아이도 없고, 아내도 없는 조용한 집. 커피 한 잔을 내려서 소파에 앉았다. 창밖으로 흐린 하늘이 보였다. 어디선가 비 냄새 같은 게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멍하니 있었다.누군가는 이걸 보면서 "저게 쉬는 거야?" 할 수 있다. 맞다. 나한테는 이게 가장 나다운 회복의 방식이다. 여행도 좋고 산책도 좋지만, 결국 나를 가장 빠르게 충전시키는 건 아무 소리도 없는 공간에서 생각을 그냥 풀어놓는 시간이다.100미터에서 마라톤으로신입사원 때는 100미터.. 2025. 3. 19. [일상일기] 70대 아버지의 전화 — 계좌는 개설해드리지 않았다 70대 아버지의 전화저녁 늦게 전화가 왔다. 아버지였다."아들아, 요즘 장이 좋지 않은데. 증권계좌 하나 개설해줄 수 있겠냐."누나를 통해 주문하다 보니 한발 두발 느리다고 하셨다. 직접 하면 더 빠르고 편하지 않겠냐고. 그 말투가 익숙했다. 아버지 특유의, 부탁인지 질문인지 모를 그 말투.나는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아버지, 한 다리 거쳐서 주문하는 게 좋아서 권유드렸던 거예요. 괜찮으시겠어요?"전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 나는 그 틈에 말을 이었다."아버지가 저한테 늘 그러셨잖아요. 모든 투자는 신중히, 급하게 서둘러서 얻어지는 건 없다고. 그 말씀 아직도 가슴에 새기면서 투자하고 있습니다."계좌는 개설해드리지 않았다.아버지의 투자 논리그러자 아버지가 다른 걸 물으셨다. 지금 들고 있는 주식,.. 2024. 12. 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