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대 아버지와 40대 아들의 대화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셨다.
"아들아, 요즘 장이 좋지 않은데, 증권계좌 하나 개설해줄 수 있을까?"
누나를 통해 주문하다 보니 한발 두발 느리다고 하셨다. 직접 주문하면 빠르고 편하지 않겠냐고.
나는 드렸다.
"아버지, 한 다리 두 다리 거쳐서 주문하는 게 좋아서 권유드렸던 거예요. 괜찮으시겠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내가 말했다.
"아버지가 제게 그러셨잖아요. 모든 기업은 신중히, 모든 투자는 신중히, 급하게 서둘러서 얻어지는 건 없다고. 그 말씀 아직도 가슴속에 새기면서 투자하고 있습니다."
계좌는 개설해드리지 않았다.
그러자 아버지께서 물으셨다. 지금 들고 있는 주식, 팔 때가 안 됐냐고. 그 주식을 왜 사셨냐고 여쭤봤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쉽게 담배를 못 끊는단다. 그래서 샀다."
"그러면 아버지 친구분이 담배를 끊으실 때 파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장이 너무 좋지 않아서 이것저것 사고 싶어서, 내가 욕심이 많아졌구나."
"저도 사고 싶은 건 많습니다. 다만 굳이 수익을 조금씩 주는데 팔 이유가 없어서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래, 밥이나 묵자."
타지에 있어서 자주 못 가서 죄송하다고 했더니, 아버지는 빨리 밥이나 먹자고 하셨다. 그게 아버지 방식의 괜찮다는 말이라는 걸 안다.
후배들이 묻고, 와이프가 묻는다
어느 날 후배가 답답한 표정으로 물었다.
"선배, 또래 다 진급하는데 그렇게 살면 재밌냐."
또 다른 후배는 화를 냈다.
"일은 그렇게 기준, 기준 따라 하는 거 아니라고."
와이프도 물었다.
"오빠는 왜 운전할 때 클랙슨을 안 울려? 화가 나지 않아?"
네, 이게 저인지도 모릅니다. 아니, 이게 저입니다.
나는 1차선으로 과속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2차선에서 기회를 엿보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늘 3차선이다. 답답해 보일지 모르지만, 일정한 속도로 간다.
방향은 같다. 느리게 보일지라도 방향은 같다.
갓길로 가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야 빨리 성공한다고 한다. 하지만 기준과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도로에서 갓길은 그저 갓길이다. 나는 그런 인생은 살고 싶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회사 생활의 정치는 단 하나다.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것.
나와의 대화 — 기본이 전부였다
대학교 때는 몰랐다.
화려한 3D 렌더링 기술, 포토샵 리터치 기술. 그것들이 남보다 우위에 있는 서열처럼 느껴졌다. 막상 사회에 나와보니 달랐다.
인테리어 현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본이었다. 기본적인 구조 형태와 비용 관리가 우선이었다.
*"CG 정말 대단히 멋집니다"*가 아니라 "공사가 덕분에 잘 끝났습니다" 이 말이 더 가슴에 와닿는다.
화려한 기술로 본연의 기본을 덮지 말자.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불완벽주의자가 되어라
완벽주의자는 미움만 받고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사회생활에서 실패하는 건 당연하다. 부족함을 개선해나가면서 사람은 점점 성장한다.
남들에게 보이는 하루가 아닌, 오직 나를 위한 하루를 살아보자.
부자도 시간이 있고 평범한 사람도 시간이 있다. 그 평등한 시간을 알차게 쓰는 것. 결코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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