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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기

[투자일기] 광주를 떠나며 — 40대 중반, 다시 짐을 싸는 날

by 우노디야(백운호) 2025.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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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동의 계절

2026년이 다가오면서 마지막 인사이동이 시작됐다.

누구는 팀장이 되어 기뻐하고, 누구는 면팀장이 되어 아쉬워한다. 매년 똑같은 시기이지만, 해마다 만감이 교차한다.

숨 가쁘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나는 생각했다. 우리 가족은 어떻게 될까.

우리는 사내부부다. 와이프가 발령이 나면 가족 전체가 움직여야 한다. 아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이다. 나는 대전과 광주를 오가며 일하면 되지만, 와이프가 발령이 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리고 어느 날, 발령이 났다.


와이프가 대전으로 간다

사전에 해당 부서 팀장이 어느 정도 눈치를 줬기에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다만 막상 현실이 되니, 마음이 조마조마해졌다.

우선 집부터 해결해야 했다. 서둘러 광주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고, 주말마다 대전 아파트 임장을 다니기로 했다.

선화동, 둔산동, 도마동. 많은 선택지를 보다가 두 가지로 압축됐다. 대전 회사와 가까운 선화동과, 아이 교육 환경이 좋은 둔산동이었다.


광주, 나의 제2의 고향

32살에 취업해서 서울, 부산, 포항, 창원, 광주. 많은 곳을 이사 다녀서 그런지 이사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다.

다만 광주에서 10년 이상을 살면서 많은 사람과 친해졌는데, 다시 헤어지려 하니 아쉽다.

무엇보다 광주에서 지금의 와이프를 만났고, 지금의 딸아이가 태어났다. 광주는 내게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그 도시를 떠난다는 것이, 이번엔 유독 마음에 걸린다.


한 명씩 나가는 선배들을 보며

대전에 가면 또 어떤 인생이 펼쳐질까. 40대 중반을 넘어서는 나에게 부담 아닌 부담이다.

한 명씩 나가는 선배들을 보면서, 한 살 한 살 커가는 아이를 보면서, 더 부지런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뿐이다.

나가서 무엇을 할까. 내가 나가서 잘할 수 있을까. 모든 직장인이 하는 고민을 나도 수없이 한다. 그 두려움을 책으로 조금씩 달래고 있지만, 솔직히 나도 무섭다.


앞으로 5년

5년이 지나면 나도 50대가 된다.

인생의 절반을 산 어른. 새로운 페이지를 써야 할 나이. 만약 남은 5년을 아무 계획 없이 보낸다면, 나가서 무엇을 할지 고민만 하다 끝난다면, 나에게 남는 인생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럴 때마다 내 인생 목표를 떠올린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좋은 아들.

누군가 말했다. 직장에서의 위치, 미래 불안, 아이의 성장, 경제적 압박.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과 외면하고 그냥 사는 사람의 5년 뒤는 완전히 다르다고.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방향을 찾기 위한 절반은 해낸 거라고.

그 말을 붙잡고 오늘도 앞으로 나아간다.

내가 잘하는 일,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강점,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영역. 하나씩 준비해가야겠다.

다가오는 26년, 더 알차게. 나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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